HOHO & LOVE

반가운 손님

별빛그림자 2025. 3. 22. 01:11

지난 여름 우리 동네에는 유독 토끼들이 많이 눈에 띄었다. 

뒷뜰에 연결된 숲에서 뿐만 아니라 

집 앞 도로 부근에서도 심심치 않게 토끼들을 볼 수 있었다. 

 

그런데 어느날부터 

우리집 근처에서도 살이 퉁퉁한 토끼 한마리가 자주 보이기 시작했는데

며칠은 우리집 앞 정원에 아침부터 자리를 잡는 것이 목격되기도 했었다. 

 

선우가 지나가는 말로

우리 집앞에 토끼가 산다고 했을때는 대수롭지 않게 받아 들였는데,

 

피아노 선생님의 강아지, 봉지를 데리고 집에 온 어느날

봉지가 우리집 앞 정원에 들어섰을 때 

갑자기 한 곳에 코를 들이 박고 킁킁대고 있는 것을 보았다. 

그래서 뭔가 하고 가보니 잔디가 원형탈모마냥 둥그렇게 뽑혀있었고 

그 안에는 구멍 같은 것이 파져 있는 것을 발견했다. 

 

그리고...

그 안에는 ...

 

아직 채 눈도 뜨지 않은 새끼 토끼 두마리가 있었다. 

허걱... 

 

뜻하지 않게 찾아온 손님들이지만 반갑기도 했고,

우리집 잔디를 망쳐 놓기는 했지만 뭐 큰일은 아니라 생각했다. ㅎㅎ

단지 빨리 잘 커서 어여 큰 숲으로 가기를 바라는 마음이랄까?

 

그렇게 잠시동안 아이들과 봉지와 새끼 토끼들을 보다가 

잔디로 좀 더 가려주고 집에 들어왔는데,

 

다음날이 되어서 가보니

새끼 토끼들이 방을 빼고 구멍만 남아 있었다. 

 

아무래도 멀리서 엄마 토끼가 우리가 새끼들을 보는 것을 목격하고서는 

밤 사이 새끼들을 데리고 다른 곳을 간 것 같았다. 

 

그래... 길가 보다는 좀 더 숲으로 가는 것이 아무래도 안전할거야.. ㅎㅎㅎ