행복바라기

짧은 여행을 마치고 다시 아이오와로 돌아가는 날, 우리는 이른 새벽부터 길을 나서야 했다. 돌아오는 길이 멀고 또 멀지만 서두르지 않고 중간에 Louisville, Kentucky 에서 잠시 시간을 갖기로 했다. 게틀린버그에서 어두컴컴한 새벽에 출발하여아이들은 리클라인 의자에서 쌔근쌔근 잠들어 이동했다. 장장 5시간의 운전 끝에 루이빌에 도착하니 11시 정도가 되어서 우리는 브런치를 먹기로 했다. 추자가 검색해서 알아본 Porch Kitchen and Bar 라는 식당이었는데,음식은 무난하게 맛있었다. 사실 얼마전 넷플릭스 흑백요리사를 보고 난 후 이곳에 준우승을 한 에드워드 리 식당이 있다는 이야기를 듣고선 가볼 수 있지 않을까 살짝 기대를 했었다. 하지만 아쉽게도 우리가 루이빌을 지나가던 날..

주말을 전후로 3일간 아이들 학교가 문을 닫았다. 허걱... 미국에서는 초증고 학교가 쉬는 날이 종종 있는데 이유는 다양하다. 미국 휴일울 비롯하여 라마단 마지막날, 동아시아 설날, 하누카 기념일 등등... 머 그나마 이런 휴무일은 미리 계획되어 있으니 준비라도 할텐데,눈이 많이 와서 쉬고추워서 쉬고...그러면 사실상 대책이 없다. 휴우...아이들이 학교에 가지 않는다고 해서 어른들도 직장이 자동으로 쉬는 것은 아니기 때문이다. ㅎㅎ 뭐 신세한탄은 이만하고, 우리는 아이들의 긴 No School Day 를 핑계삼아 Great Smoky Mountain 으로 로드트립을 떠나기로 했다. 장거리 차량여행을 위해 장만한 우리의 새로운 2025년식 Kia Carnival 이 있기에 이번 여행은 시작부터 든든했..

2박 3일의 요세미티 국립공원 여행과 가고 올 때 산호세에 사는 사촌형네 집에서 각 1박씩 묵은 것을 포함해서장장 4박 5일의 여행 속 여행을 마치고 샌프란으로 돌아왔다. 마치 꿈 속의 꿈을 들어가는 인셉션의 한장면처럼산호세와 요세미티를 다녀와 샌프란으로 도착하니 깊은 층의 꿈에서 깨어 첫번 째 꿈으로 돌아온 듯 반가웠다. 샌프란 첫 이틀 숙소는 다운타운에 있는 언덕이었고돌아와서 묵은 숙소는 피셔맨즈 워프 근처에 있어서 확연히 다른 분위기였다. Pier 39 에 무리지어 사는 바다사자들이 반가웠다. 1989년에 샌프란에 큰 지진이 강타한 이후로 바다사자들이 부두로 모여들었다고 하는데 이들을 보호하고자 관공서에서 수많은 토론 끝에 정책적으로 바다사자들을 보호하는 프로그램을 운영했다고 한다. 이후로 사람들..

요세미티에서 세번째 날이 밝았다. 역사책에 나올법한 Wawona Hotel에서 체크아웃을 하고 우리는 조금 더 남쪽에 위치한 Mariposa Grove of Giant Sequoias 로 향했다. 요세미티 국립공원에서 남쪽으로 한참을 내려가면 세콰이아 국립공원이 별도로 있기는 하지만 두시간이 넘게 차로 이동을 해야 하고 그 규모가 역시 국립공원이어서 이번 여행에서는 갈 수가 없었다. 그 대신 요세미티 국립공원에 있지만 아름답고 웅장한 세콰이아로 유명한 마리포사 그로브로 향했다. 마리포사 그로브는 주차장에서 버스를 타고 단체로 입구까지 이동한다. 장애인이거나 특별한 경우가 아니라면 이렇게 모두 버스로 10여분간을 이동해야 한다고 했다.길이 상당히 고불고불했고 승차감이 좋은 것은 아니어서 도착할 즈음에 ..

요세미티에서의 아침이 밝았다. 국립공원의 한 복판에 통나무집에서 눈을 뜨니 신기하기도 하고 값비싼 경험이구나 싶었다. 부시시 눈을 비비고 나오는 서희~~! 통나무집에서 한발자국만 걸어나와도 주변 풍경이 합성인듯이 아름다웠다. 카페테리아에서는 조식을 사먹을 수 있었다. 가격은 기억이 안나지만 그렇게 비싸지는 않았던 것 같다. 그리고 이 곳에서 가장 인상적이었던 것은 식수대 주변에 큰 버킷에 얼음 조각들이 담겨져 있었고 누구든지 통에 담아가도록 놓여져 있는 것이었다. 국립공원이 워낙 방대하고 트레일도 길다보니 사람들이 더위와 갈증 때문에 사고를 당하기도 쉬워서 그런지 이렇게 출발전에 얼음과 쉬원한 물을 담아서 갈 수 있도록 준배해준 배려가 돋보였다. 우리는 캠프 내에 있는 자전거 대여소에서 자전거를 빌려..

빽빽했던 샌프란에서의 첫날을 마치고 이튿날에는 차를 렌트해서 1시간 반 가량 떨어진 San Jose 에 있는 사촌형네 집으로 향했다. 가는 길에는 Palo Alto 있는 Stanford University 도 들려서 서부 명문 대학교의 기운도 받아보고 그리고 로댕의 생각하는 사람과 지옥문도 구경할 수 있었다. 신기한 것은 샌프란에서는 다소 쌀쌀해서 아이들 잠바를 살까말까 고민까지 했었는데, 불과 차로 1시간도 채 들어오지 않았을 뿐인데날씨가 전혀 달랐다. 햇빛이 쨍쨍하고 습도도 현저히 떨어져서 건조하고 더웠다. 외투는 전혀 필요하지 않았다. 사촌형 집에서 맛있는 바베큐도 먹고 밤늦도록 이야기도 나누면서 오랜만에 시간을 가질 수 있어서 좋았다. 빅테크 기업이 많은 산호세의 동네 분위기와 사람들 이야기 ..

여름의 끝자락...우리는 서부 샌프란시스코로 향했다. 샌프란시스코는 서희를 임신했던 2012년 1월 이후 대략 12년 반만에 가는 것이었다. 물론 그때는 초기라 서희가 복중에 있었는지조차 몰랐지만나름 서희도 12년만에 다시 가보는 거라고 하니.. 서희도 두번째로 오는 것이라며 반가워했다. 공항에 내려 우버를 타고 호텔로 향하는 길은 사실 살짝 황량했다. 밤에 도착하긴 했지만 다운타운에 들어서서 가는 길에 노숙자들과 불량스러워 보이는 사람들이 거리 곳곳에 있었기에 무섭다기보다는 안쓰럽기도 했다. 우버 기사님의 말을 들어보니 몇년전부터 주지사와 정치인들이 알래스카 등에 있는 부랑자들을 샌프란시스코 인근에 데리고 와서 아무 대책없이 방치해서 치안이 불안해졌다고 했다. 그나마 최근에 치안 강화를 위해 경찰 ..