행복바라기
선우의 농구 사랑 본문
한동안 바쁘다는 핑계로 아이들의 이야기를 남기지 않은지 오랜 시간이 지났다. 그러다 문득 어제 일도 잘 떠오르지 않는 나의 낡아버린 기억력을 깨닫고는 글을 남기는 것을 미루면 안되겠다는 위험을 느꼈다. 조금이라도 더 생생히 기억날 때 사소한 것이라도 조금씩 적어 나둬야 훗날에 이런 일들이 있었음을 어렴풋이나마 떠올릴 수 있을터이니 말이다.
오늘 남기고 싶은 이야기는 선우의 농구 사랑이다.
사실 선우는 스포츠 가이는 아니었다. 여느 남자 아이들이 축구, 농구, 미식축구, 야구 등에 빠져 어울려 노는 것을 좋아하는 것과는 달리, 선우는 1학년 때까지는 오히려 여자 아이들과 소소하게 놀면서 만들기를 하거나 보드 게임 하는 것을 더 좋아했다. 그래서 1학년 때에는 남자 친구들 보다도 여자 친구들이 훨씬 많았고, 생일 초대를 받는 것도 주로 여자 친구들이었다.
문제는 학년이 올라가면서 자연스레 여자 아이들과 남자 아이들 그룹이 선명히 나뉘어 지고, 그동안 여자 아이들과 더 어울렸던 선우는 물론 어색함 없이 어울리긴 해도 예전에 비해서는 친구들이 줄어 드는 느낌이 들었다. 뭐... 혼자 노는 것도 나쁘지 않지만.. ㅎㅎㅎ
하지만 작년 가을 즈음 선우가 농구에 흠뻑 빠지게 되었는데...
계기는 바로 전대 미문의 슈퍼 스타 Caitlin Clark 덕분이었다.
케이틀린은 University of Iowa 의 NCAA 여자 대학 농구 선수로 미 전역이 주목할 정도로 이미 슈퍼 스타였는데, 간혹 미국을 넘어 한국에서도 종종 뉴스가 나오기도 했었다. 그녀는 많은 기록을 갱신하는 것으로 유명했는데, 코로나 때문에 한 시즌은 경기 수가 줄어들었음에도 불구하고, 대학 농구 사상 남녀 불문 최고 득점 기록, 3점슛 기록, 한기록 최다 득점 기록 등을 전부 갈아치웠다. 말 그대로 넘.사.벽... 게다가 장기이자 볼거리는 그녀가 보통의 다른 선수들과는 달리 3점슛에서 멀리 떨어진 거의 하프라인에 가까운 곳에서도 종종 슛을 한다는 것... 그리고 어렵지 않게 골을 만들어 낸다는 것... 화려한 덩크슛이나 공중 묘기(?)가 보기 어려운 여자 농구 경기 임에도 케이틀린의 중거리 3점슛은 이보다더 더 경기를 짜릿하게 만드는 한 방이 있었다.
선우가 케이틀린의 경기에 빠져든 후,
우리는 경기들을 보기 위해 Fubo TV, Youtube TV 등을 전전하며 경기들을 보았는데,
빅경기 같은 경우 바에 같이 가서 대형 스크린으로 보기도 했다.
Ohio State 과의 경기.. 이 경기에서 케이틀린이 남자를 포함해 미국 대학 농구 역사상 최고 누적 득점을 기록했다!! 그리고 경기도 명승부를 펼치다가 결국에 이겼다.
흥미로운 것은 팀스포츠를 별로 좋아하지 않던 선우가 경기를 보는 것을 넘어서서 농구를 직접 하는 것도 좋아하게 되었다는 것이다. 덕분에 날마다 방과후에 몇 번씩은 같이 농구를 하러 나가야 했지만... 뭐... 그래도 힘들긴 했다.. ㅎㅎ
첨에는 가까이에서 골을 넣는 것도 힘들었는데
불과 몇 달 만에 3점슛 (나름 먼거리) 성공률도 급격히 높아졌고,
드리블이나 패스도 꽤 수준급이 되었는데.. 이 모든 것은 역시 하루 아침에 만들어진 것은 아니었다.
선우는 하나에 꽂히면 계속 파고들고 하고 싶어하는 경향이 있다.
마음대로 되지 않거나 하면 쉽게 화를 내기도 하지만, 그래도 무언가를 이루고 싶어하는 열망(?)은 선우의 장점 중의 하나이다.
선우의 농구 사랑 덕분에 선우 주변에도 남자 친구들이 많아진 것은 보너스였다. 물론 이 한가지 이유 때문은 아니겠지만, 그래도 학교 쉬는 시간 마다 친구들과 농구를 했다는 얘기를 들을 때마다 뭔가 다행이다 싶은 느낌이 들기도 했다.
케이틀린 클락의 등번호 22번... 이제 그녀는 대학교를 졸업하고 드래프트를 통해 WNBA Indiana Fevers 로 팀을 옮겼다.
슛~~~
지금처럼... 선우가 좋아하는 것을 많이 할 수 있기를...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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