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행복바라기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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아이들의 초등학교에서는 매 겨울 방학이 시작하는 날 오전에 학부형을 초청하여 Winter Sing-Along 행사를 가진다. 거창한 무대나 공연이 있는 것이 아니라프로젝터로 보여주는 대여섯 곡을 전교생이 따라 부르는 행사인데 그럼에도 불구하고 이 행사에 참석을 하면 왠지 마음이 따뜻해지고아이들이 즐거워하며 떼창(?)을 하는 모습을 보며 올 한해도 별 탈없이 이렇게 마무리가 되는 구나 하는 생각이 든다. 지난 팬데믹 때 2년여 정도는 이 행사가 열리지 않았었는데,제작년 다시 학부형을 초대해서 열렸을 때그 순간은 뭐랄까 다시 평상으로 돌아가고 있다는 느낌에서 였을까마음 속 깊숙히 뭉클함이 올라오기도 했다. 아이들 모두 신나게 노래를 따라부르는 것을 듣고 있으면세상에서 가장 아름다운 합창단의 노래를 듣는..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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WestSide Trojans 9U 팀이 만들어진지 어느 덧 두 달이 지났다. 그동안 선우는 친구들과 함께 행복하게 농구 연습을 했고지난 월요일 경기를 포함해 10번의 경기를 했다. 물론 아직 팀으로 경기를 하기에는 부족한 것이 많았지만한 경기 한 경기를 거치면서성장하는 아이들의 모습이 대견했고 멋있어 보였다. 지난 월요일 경기 전 총 9경기 모두 패배...ㅠㅠ 사실 첫 경기 Solon 팀과 붙었을 때만 해도상대팀이 정말 조직적이었고 피지컬이 좋았어도우리도 만만하지 않다는 것을 보여준 경기였기에그 다음 두 세경기 후에는 이기는 경기가 나오지 않을까 조심히 예상을 했었는데9연속 패배라니... 그래도 희망적이었던 것은 아이들이 농구에 대한 즐거움과 열정이 결코 꺾이지 않았다는 점,오히려 더 잘하고 싶어..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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서희의 부정교합 치료가 시작되었다. 치과 정기점검에서 선생님이 말씀해주셔서 기회를 보고 있었는데,아내가 학교 병원을 통해 교정을 하는 프로그램에 대한 정보를 알아와서 신청을 했고 서희가 선정이 된 것이다. 아무리 보험이 있어도 교정은 돈이 많이 들어가는 치료과정인데,이 프로그램을 이용하면 보험료 안에서 대부분이 커버가 된다고 한다. 이 프로그램에서는 모든 환자가 다 해당이 되는 것이 아니라 원하는 진료 케이스만 다루기 때문에 미리 진료를 통해 선정과정을 거친다. 그리고 선정이 되면 교수들의 지도 하에 레지던트 수련의 선생님께서 치료를 해주신다. 그리고 연구 프로젝트에도 운이 좋게 선정이 되었는데, 2주 동안 매일 방문하여 익스텐션 조정 후 변화 과정을 사진으로 남기는 프로젝트였다. 2주 동안 학교..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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어렸을 시절 나는 종종 보이 스카웃이나 수련원 캠프에서 며칠을 보냈던 기억이 난다. 또래 아이들과 옹기 종기 모여 때로는 강당에서 침낭을 펴서 자기도 하고때로는 텐트를 치고 캠핑을 했었다. 세상 편한 집을 나두고 밖에서 엄마 아빠 없이 단체로 먹고 자고 하던 것이 참 귀찮기도 했고 불편하기도 했지만직접적인 구속과 속박이 덜한(?) 환경에서 친구들과 뒤엉켜 보낸 시간들이 마냥 싫지 만은 않았다. 이번 여름 서희와 선우도 처음으로 일주일간의 Sleep-over Camp 를 떠났다.몇년 전부터 눈여겨 봐둔 캠프이긴 했는데서희와 선우가 아직은 엄마 아빠 없이 오랜 기간 밖에서 자는 것에 살짝 불안해하기도 하고 준비도 안된거 같아서 미루었었는데올해에는 둘 다 너무 가고 싶어하길래 등록을 했다. (물론 경쟁이..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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매주 토욜일에 열리는 아이오와 씨티 Farmers Market 에서는 일 년에 단 하루, 그 시장 안에서 아이들에게 장사를 할 수 있는 기회를 준다. 팔 수 있는 품목의 조건은 모든 물품이 다 아이들이 만든 것이어야 하고 기성품 판매는 절대 안된다는 것,그리고 제빵은 괜찮으나 고기류 등과 가열이 필요한 음식들은 안된다는 것이다. 물론 자리는 50 여개로 제한되어 있어서,자리를 얻기 위한 경쟁이 치열했다. 대략 세 달 전에 등록 공고가 뜨는데이게 언제 뜰지 미리 알 수가 없어서 어찌나 초조하던지...담당자한테 이메일을 여러 차례 보내곤 했었는데,다행히 자리를 잡는데는 성공!! 주변에 실패한 가족을 많이 봐서다행이다 싶었다. 서희도 이번이 첨인지라 시장이 열리기 전까지 긴장되기도 하고 설레이기도 했..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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선우가 드디어 농구 팀에 들어갔다. 3학년 아이들의 학부모 들이 나서서 팀을 만들었는데 여기에 선우가 초대된 것이다. 미국에서는 이렇게 아이들의 교외활동을 위해 학부모들이 스스로 운동팀을 만들고 코칭부터 시합 매니지까지 직접하는 것이 신기했지만 이제는 이런 문화에 익숙해졌다. 물론 모든 학부모들이 전문적인 코치도 아닌지라 팀의 질적인 구성은 때에 따라 다르겠지만... 여하튼 이번에 새로 구성된 3학년 농구팀은 WestSide 9U Basketball Team!! 팀내 아이의 학부모 중 세명이 코칭 스텝으로 자원하셨고, 이 중 한 분은 이미 다른 학교에서 운동 팀 코칭으로 일을 하시는 분이셨다. 오홋!! 처음 훈련을 갔을 때에는 그냥 친구들끼리 모여서 농구를 하며 놀면서 시간을 보낼 줄 알았는데, 나..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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좀 시간이 지난 사진첩을 보다가 서희가 첫 염색을 한 것을 발견했다. 2년전 여름, 한국에 방문했을 때 였다. 한국은 미용의 나라이니, 한국에 가면 꼭 염색을 해보고 싶다는 서희의 희망과 엄마의 부추김(?)으로 성사된 염색이었다. 서희가 가장 좋아하는 색은 청록색 (Teal) 이다. 그래서 머리 하단만 청록색으로 염색하기로 정하고 전주의 Hair Bloom 이라는 자그마한 미용실에 예약을 해서 갔다. 염색하기 직전의 모습.. 염색을 하기 위해서는 탈색의 과정이 필요한데서희의 모발은 탈색이 잘 안되는 특징이 있다며 여러 번을 탈색을 했다. 탈색하는 과정 중의 서희... 이뻐지는 데 기다림 쯤이야.. ㅎㅎ 그리고 게임기가 있으니 지루하지 않았다. 보통은 2-3 시간 걸린다고 했는데,서희의 머리는 탈색이 ..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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어느날 서희가 상을 받게 되어 시상식에 와달라는 이메일을 받았다. 이전에 학교 선생님에게서 아무런 이야기를 듣지 못해서 첨에는 스팸인 줄 알았는데 알고 보니 학교당 1~2 명만 학교에서 추천을 받아 매년 받는 상이라는 것을 알았다. 이런 감격적인 순간이라니.. ㅎㅎ 올해에는 아이오와 초등학교 교육과정이 재편되어 5, 6학년이 동시에 졸업하기 때문에 5학년과 6학년 각각 1~2명씩해서 예년에 비해 두 배의 수상자가 있다고 했다. 이 부근 학교 열 몇개가 구성된 구역을 대상으로 학교마다 선발된 학생들이 모여 상을 받았다. 상 이름은 John Hughes Community Leadership Award !!Hills Bank 전 CEO 를 기념하여 제정된 상이라는 데, 각 학교와 시청 등의 한 곳에 나무로..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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한동안 바쁘다는 핑계로 아이들의 이야기를 남기지 않은지 오랜 시간이 지났다. 그러다 문득 어제 일도 잘 떠오르지 않는 나의 낡아버린 기억력을 깨닫고는 글을 남기는 것을 미루면 안되겠다는 위험을 느꼈다. 조금이라도 더 생생히 기억날 때 사소한 것이라도 조금씩 적어 나둬야 훗날에 이런 일들이 있었음을 어렴풋이나마 떠올릴 수 있을터이니 말이다. 오늘 남기고 싶은 이야기는 선우의 농구 사랑이다. 사실 선우는 스포츠 가이는 아니었다. 여느 남자 아이들이 축구, 농구, 미식축구, 야구 등에 빠져 어울려 노는 것을 좋아하는 것과는 달리, 선우는 1학년 때까지는 오히려 여자 아이들과 소소하게 놀면서 만들기를 하거나 보드 게임 하는 것을 더 좋아했다. 그래서 1학년 때에는 남자 친구들 보다도 여자 친구들이 훨씬 많..
주말에 시간 여유가 잠깐 있어서 서희 선우와 동네 주변 화석이 있다고 알려진 곳으로 향했다. 처음에는 공룡 화석이라도 있을 줄 알았는데 도착해서 둘러보니 공룡보다도 훨씬 이전의 조그마한 고생물들의 화석이었다.나중에 브로셔를 찾아보니 3억년 전 데본기 (Devonian)의 화석이라고 하는데, 흠... 얼마나 오래 전인지 숫자만 들어서는 가늠하기조차 힘들다. 공룡 화석이 아니라 살짝 실망(?) 하기는 했지만 선선해진 날씨에 멀지 않은 곳으로 소풍을 나온 기분이었다. 규모가 크지는 않았지만, 아이들이 뛰어 놀기에는 충분한 공간이었다. 서희와 선우는 화석에는 크게 관심이 없고 바위 위에서 뛰어다니는 것을 좋아했다. 너희들이 밟고 있는 것이 3억년 전 생물들의 화석이라고~~~~~~!! 사실 화석들을 눈으로 찾기가..