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상하이 평화의 소녀상 본문

일상다반사

상하이 평화의 소녀상

별빛그림자 2016. 10. 30. 20:12

상하이 사범대학교 (Shanghai Normal University) 쉬지아후이 캠퍼스에 최근 평화의 소녀상이 건립되었다는 소식을 들었다.

때마침 날씨가 좋아 자전거를 타고 사범대학교로 향했다.


연구소에서 20여분이 걸려 도착한 사범대학교 정문은 찾기가 어렵지 않았고,

정문을 들어서니 생각보다도 아름답운 캠퍼스가 눈에 들어왔다.


하지만, 그 뒤로 30분여를 찾아 해매도 소녀상을 찾을 수가 없었고,

다음에 다시와야 하나 심각하게 고민을 하고 있을 찰나,

근처를 지나는 외국인을 발견하게 되었다.


물론 외국인은 영어를 할 수는 있어도, 소녀상을 

알 수 있는 확률은 극히 적었지만, 그 외국인과 함께 있는 동양인은 영어도 하면서 소녀상의 존재도 

어쩌면 알 수 있을 거라는 희망에 그 그룹 주변을 서성이다 어렵게 말을 붙였는데,

그 외국인 주변의 동양인이 바로 한국인이었다는 것... 

하핫... 이런 행운이.. ㅠㅠ;;;

소녀상이 나를 그냥 돌려보내지는 않게 해주는 구나 싶었다. 


그 한국분을 통해 길건너에 다른 캠퍼스가 있다는 사실을 알게 되었고, 

그곳으로 향하니 아주 잘 보이는 중심에 그 소녀상들이 햇빛을 받으며 앉아 있었다.


아픈 역사를 잊지 않고, 피해를 당한 분들의 한을 조금이나마 덜어드리고자 

한국의 일본대사관 앞 소녀상을 본따 만들어진 이 조형물은

한국과 중국의 작가들에 의해 만들어진 것으로

왼편에는 한복을 입은 우리 한국 소녀의 모습이 중앙에는 중국 의상을 입은 중국 소녀의 모습이 조형되어 있다. 


그리고 오른편에는 빈의자가 하나 있는데 한참을 지켜보다 드는 생각은 한국과 중국을 넘어 

전쟁 당시 피해를 입었던 모든 동아시아 (혹은 전세계)의 많은 여성의 자리가 아닐까 싶었다. 


사실 이 소녀상들은 국가간의 협의에 의해 만들어진 것이라기보다는 민간에서 협력해서 추진되어 

설치되었다고 하는데, 나는 이부분이 사실 너무 이해가 되지 않고 화가 나기까지 한다. 


왜 국민들이 당한 반인륜적인 고통을 기억하자는 일에 국가가 빠지게 된걸까...

왜? 외교적인 마찰? 국가간의 경제논리? 외교동맹? 미래지향적인 외교관? 

터무니 없다. "덮고 넘어가자"는 발상은 수많은 사람들의 가슴에 상처를 치유해주지 못한다. 

그리고 남겨진 상처는 벌어지고 더 벌어져 증오와 미움만이 깊어질 뿐일텐데. 

이러한 현 사태는 건설적이고 조화로운 동아시아의 현재/미래 관계 구축에 도움이 되지는 못할 것 같다는 생각이 든다.


한국의 소녀상과 중국의 소녀상은 둘다 앳띤 얼굴의 소녀들이다. 

중국의 소녀상을 바라보고 있으면, 그 소녀의 분노가 내 뼈솟까지 전해지는 느낌이고,

한국의 소녀상을 바라보고 있으면, 그 소녀의 공포와 슬픔이 내 가슴으로 전해져 슬퍼진다. 

그리고 한국의 소녀상 어깨에는 자그마한 참새 한마리가 앉아 있다. 마치 금방이라도 날아갈 듯이 말이다. 


꽃한송이 없이 빈손으로 방문한 것이 마음에 걸렸지만, 

다음 방문에는 빈손으로 오지 않겠다고 약속을 드리며 돌아섰다.


그리고 언제나 그러하듯 

개개인이 할 수 있는 일은 지극히 조그마하지만 

그 조그마한 것들 중에 가장 중요한 것은 

"기억하는 것"이 아닐까 싶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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