행복바라기
2008.12.24 이승환 콘서트 본문
추자와 처음 맞이하는 크리스마스 이브..
이날을 기약하기 위해 나는 비밀리에 콘서트 티켓을 구입했었다.
사실 나는 이승환 보다는 이승철 공연이 더 땡기긴 했었지만,
왠지 이승환 공연이 더 활기차고 재미가 있을 것 같아
선택하게 되었다.
추자와 반포본동에서 낮에 만난 우리는
우선 둘이 함께 해보고 싶던 일중 하나였던,
만화책 쌓아놓고 보기를 했다.
근처 책대여점에서 슬램덩크를 왕창 빌려서
파리크라상에 죽치고 앉아 세시간여를 독서(??)에 매진했다.
그리고 하늘이 어둑어둑해질 무렵..
우리는 콘서트장을 향해 발길을 옮겼다.
나의 원래 계획은 이러했다.
콘서트가 열리는 위치가 잠실이니,
지하철 2호선을 타고 가다가 삼성역에서 잠시 내려서
저녁을 먹고 난후 다시 잠실로 향하는 것.
하지만 이런 계획은 완전 재앙을 맞이 했으니..
그날이 바로
크리스마스 이브
라는 것을 간과했던 것이다.
삼성역은 그야말로 인산인해를 이루었고,
우리는 사람들틈에 끼여서 오도가도 못한채
파도에 휩쓸려 허우적대듯이
이리저리 끌려만 다니다가
금새 포기하고 그냥 다시 잠실 행 열차에 몸을 실었다.
하릴없이 도착한 잠실역...
콘서트가 시작하기전에 뭐라도 먹어야 했기에
음식점을 찾아 두리번 거렸지만,
그곳은 주위 대부분이 허허벌판일 뿐이었다.
그날..
난......
"진짜" 추자의 무서움을 보았다.
지금이야 흔하게 보는 풍경중 하나이긴 하지만,
그당시만 하더라도,
배고프고 추울때의 추자의 무서움을 처음 접해본 나로서는
가히 "공포" 그 자체라고 할 수 있었다.
나는 생명의 위협을 느끼며,
재빠르게 주변을 탐색했고,
우리는 근처 버거킹에서 햄버거로 허기진 배를 채울 수 있었다.
배가 부른 추자는 다시금
평상시의 모습으로 돌아왔고,
나는 안도감을 느끼며,
다시금 이승환 콘서트장을 향할 수 있었다.
이승환 콘서트...
역시 명불허전이었다.
수많은 낯익은 노래들이 울려퍼질때마다
크리스마스 이브라는 로맨틱한 상황과 곁물려
마음이 녹아 내리는 느낌이 들었으니깐...
콘서트는 자정이 가까워져서야 끝이났고,
집으로 돌아오는 길도 또다른 도전이었지만,
고생은 언제나 그 당시의 문제일뿐,
지나고 나면, 즐거웠던 기억만이 더 오래 남아
아름다운 추억으로 그리고 잊지못할 순간으로
자리잡는 것 아닐까..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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