행복바라기
그 해 겨울은 우리에게는 정말 각별했다. 추자랑 미국에서 맞이하는 첫 크리스마스이기 때문이다. 겨울방학을 맞아 메디슨으로 날라온 추자가 어찌나 반갑던지.. 유학생활 첫 학기를 무사히(??) 마치고, 한숨을 돌리고 싶을 때, 옆에 누군가가 있는 것과 없는 것은 하늘과 땅 차이인 듯 싶다. 메디슨에 와서 처음 맞는 겨울.. 그 해 겨울은 엄청 추웠다. 눈폭풍이 몇차례 와서 학교 수업까지 공식적으로 휴강을 할 정도였으니 말이다. 이런 매서운 추위도 우리의 방랑벽을 이길순 없지!! 포스트 크리스마스 데이를 맞아 우리는 시카고로 향했다. 근데.. 시카고.. 예상보다 더욱 추웠다.. ㅠㅠ;; 역시 바람의 도시, 시카고!! 한국을 간다는 세명이를 꼬셔, 세명이를 시카고 공항까지 데려다 주고, 우리는 세명이 차를 이번..
추자가 지구상에서 가장 사랑하는 도시 중의 하나인 바로 그 "뉴욕"!!! Big apple!!! 을 향해~!! 필라델피아에서 메가 버스로 2시간여 남짓을 이동해서, 우리는 뉴욕에 도착할 수 있었다. 나 또한 말로만 들어보던 뉴욕이라는 동네에 직접 간다는 사실 만으로도 흥분을 감출 수 없었다. 그나저나 "원더걸스"는 볼수 있으려나?? ㅋㅋㅋ 헛된 생각..ㅋㅋ 숙소 바로 앞 브로드웨이!! 숙소는 DKNY라는 한국인이 운영하는 민박집을 이용했는데, 가격이 결코 싸지는 않지만 위치가 너무 좋아서 나름 만족할 수 있었다. 자금과 시간의 압박 때문에 이번 여행에서는 뮤지컬을 보지 못했지만, 훗날을 기약하며.. 여기는 Museum of Natural History!! [박물관이 살아있다] 라는 영화에도 나오는 바로 ..
드디어 한국이 배경이었던 내 인생의 1막이 끝이나고, 미국에서의 새로운 막이 올라가려던 순간.. 막과 막사이 짧은 인터림을 활용해, 나는 추자가 지난 일년여동안 홀로 생활해 왔던 필라델피아를 찾아갔다. 메디슨에서 필라델피아까지는 비행기로 세시간 반정도의 거리... 중간에 시카고나 디트로이트 혹은 밀워키에서 경유를 해야하는 불편함이 있긴 했지만, 한국과 필라델피아의 말도 안되는 거리에 비해서는 엄청난 거리 단축이 있었음에 감사할 따름이었다. 추자를 만나러 날아가는 길... 필라델피아 공항에 발을 디디고 저만치 나를 기다리는 추자를 바라보았을 때의 설레임은 그동안 느껴왔던 감정과는 또 다르게 신선하게 다가왔다. 불과 한국에서 해어진지 2주만에 재회를 하는 것이었지만, 낯선 땅, 낯선 공간에서 아는 사람은 단..
미국으로의 출국을 일주일 앞둔 날. 함께 미국에 있다고 해도 추자가 있는 동부와 내가 있는 중부는 엄청난 거리차이가 있기에, 결코 쉽게 만날 수는 없다는 것을 우리 둘 다 인식하고 있었다. 그래서 한국에서 함께 하는 시간이 그렇게 더욱 소중하게 느껴졌었나보다. 이번 여행은 오래동안 준비하고 계획한 여행은 아니었지만, 문득 닭갈비가 먹고 싶었고, 춘천을 둘러싼 아름다운 경관이 매혹적이어서 떠나게 되었다. 아주 무더웠던 여름날. 가게의 상호명은 기억나지 않지만, 춘천에 들를때마다 가곤 했던 닭갈비집. 누군가의 소개로 처음 가보게 되었는데, 언뜻 보기에도 사람들이 많이 찾는것 같아 우리는 그냥 여기를 '맛집'이라고 생각했다. 물론 어느 춘천의 닭갈비 집을 가더라도 맛은 나름 다들 훌륭하겟지만.. ^^; 역시 ..
또 다시 기나긴 롱디 연애 생활을 견디고, 돌아온 추자의 여름방학!! 그 사이 나는 험난했던 나의 석사생활을 마치고 졸업이라는 관문을 넘어설 수 있었다. 이제 나는 백수~!! ㅠㅠ;; 당시에는 다행히 유학이 결정이 되어있는 상태인지라 어느정도 홀가분한 상태였고, 8월 미국으로의 출국을 앞두고 추자와 한국에서 쌓을 추억인지라 설레임이 한층 더 했던 것 같다. 부모님께는 지금도 죄송한 마음이지만, 부모님의 아시아나 마일리지를 이용해 제주도로 향했다. (물론 친구들과 떠난다고 둘러대고.. ㅠㅠ;;) 추자와 처음으로 떠나는 비행기 여행!! 그녀와 함께 하면서 '처음'이라는 타이틀이 붙을 때마다 늘 새롭고 가슴이 떨린다. 물론 지금도 그렇다. 아직도 우리에게는 '처음' 인 것이 오만구천팔백개 정도는 남아있을테니깐..
추자와 처음 맞이하는 크리스마스 이브.. 이날을 기약하기 위해 나는 비밀리에 콘서트 티켓을 구입했었다. 사실 나는 이승환 보다는 이승철 공연이 더 땡기긴 했었지만, 왠지 이승환 공연이 더 활기차고 재미가 있을 것 같아 선택하게 되었다. 추자와 반포본동에서 낮에 만난 우리는 우선 둘이 함께 해보고 싶던 일중 하나였던, 만화책 쌓아놓고 보기를 했다. 근처 책대여점에서 슬램덩크를 왕창 빌려서 파리크라상에 죽치고 앉아 세시간여를 독서(??)에 매진했다. 그리고 하늘이 어둑어둑해질 무렵.. 우리는 콘서트장을 향해 발길을 옮겼다. 나의 원래 계획은 이러했다. 콘서트가 열리는 위치가 잠실이니, 지하철 2호선을 타고 가다가 삼성역에서 잠시 내려서 저녁을 먹고 난후 다시 잠실로 향하는 것. 하지만 이런 계획은 완전 재앙..
8월말 추자를 미국으로 떠나보내고, 4개월여동안 LG070에 의존해 빈자리의 허전함을 달래곤 했었다. 겨울방학을 맞아 한국으로 돌아온 추자를 보았을 때, 어찌나 설레고 기쁘던지.. 실제로 사귄 날 수는 8개월여가 넘었지만, 마치 어제 처음 사귀기 시작한 양 설레이고 두근거렸다. 짧디짧은 겨울방학이기에 조금이라도 더 추억을 맍들고자 우리는 부산으로 향했다. 전라도에서 자라온 추자는 처음 KTX를 타본다고 해서 더욱이 설레여하는 눈치였다. 나또한 부산방문이 난생 처음이어서 추자와 함께 많은 것들을 보고 즐기고 싶었다. 우리의 숙소는 부산 해운대에 위치하고 있었는데, 부산 KTX역하고는 다소 떨어져 있어서 고생을 했던 기억이 난다. 하지만 향긋한 바다내음을 맡으면서 숙소에 짐을 풀고, 활기차게 태종대로 고고씽..