행복바라기
추자와 처음 맞이하는 크리스마스 이브.. 이날을 기약하기 위해 나는 비밀리에 콘서트 티켓을 구입했었다. 사실 나는 이승환 보다는 이승철 공연이 더 땡기긴 했었지만, 왠지 이승환 공연이 더 활기차고 재미가 있을 것 같아 선택하게 되었다. 추자와 반포본동에서 낮에 만난 우리는 우선 둘이 함께 해보고 싶던 일중 하나였던, 만화책 쌓아놓고 보기를 했다. 근처 책대여점에서 슬램덩크를 왕창 빌려서 파리크라상에 죽치고 앉아 세시간여를 독서(??)에 매진했다. 그리고 하늘이 어둑어둑해질 무렵.. 우리는 콘서트장을 향해 발길을 옮겼다. 나의 원래 계획은 이러했다. 콘서트가 열리는 위치가 잠실이니, 지하철 2호선을 타고 가다가 삼성역에서 잠시 내려서 저녁을 먹고 난후 다시 잠실로 향하는 것. 하지만 이런 계획은 완전 재앙..
8월말 추자를 미국으로 떠나보내고, 4개월여동안 LG070에 의존해 빈자리의 허전함을 달래곤 했었다. 겨울방학을 맞아 한국으로 돌아온 추자를 보았을 때, 어찌나 설레고 기쁘던지.. 실제로 사귄 날 수는 8개월여가 넘었지만, 마치 어제 처음 사귀기 시작한 양 설레이고 두근거렸다. 짧디짧은 겨울방학이기에 조금이라도 더 추억을 맍들고자 우리는 부산으로 향했다. 전라도에서 자라온 추자는 처음 KTX를 타본다고 해서 더욱이 설레여하는 눈치였다. 나또한 부산방문이 난생 처음이어서 추자와 함께 많은 것들을 보고 즐기고 싶었다. 우리의 숙소는 부산 해운대에 위치하고 있었는데, 부산 KTX역하고는 다소 떨어져 있어서 고생을 했던 기억이 난다. 하지만 향긋한 바다내음을 맡으면서 숙소에 짐을 풀고, 활기차게 태종대로 고고씽..
한 여름의 무더위가 절정을 달했던 그날.. 우리는 처음으로 여행을 떠났다. 목적지는 "겨울연가"로 유명한 남이섬!! 그날따라 더욱 맹렬한 폭염때문인지, 우리의 구식 카니발 자동차는 에어컨조차 성능을 발휘하지 못하시고, 땀을 한그릇 흘리고 나서야 남이섬에 도착할 수 있었다. 이 곳이 바로 남이나라 입국 장소!!남이섬에 들어가기 위해서는 간단한 입국절차(??)를 마친후 배를 타고 섬에 들어가게 된다. 너무나 더운 날씨속에 섬에 들어가기전부터 진이 빠진 우리둘~!! ㅠㅠ;; 우리의 두 발이 되어주었던 자전거!! 자세히 보면 오른쪽 자전거의 캐비넷 안에 한동안 우리가 애정을 갖고 잘 사용했던 폴라로이드 사진기가 보인다. 추자의 소싯적 모습. 너무 말라서 흰색 썬글라스가 얼굴을 다 뒤덮을 기세~!! 아.. 저 썬..
어느날이었던가 추자가 지나가는 말로 "김동률" 노래를 좋아하며 종종 듣는다고 했다. 때마침 김동률 콘서트가 한창 진행 중이었기에, 아무런 망설임 없이 표를 구입하고 콘서트 장으로 향했다. 위의 사진은 우리 만남의 주선자 종환이형이 찍어준 것!! 당시 종환이형도 마음에 둔 분이 있었는데, 그분이 김동률 팬이어서 이 콘서트장을 찾았고, 우리는 그렇게 그곳에서 만날 수 있었다. 당시 종환이형은 사실 우리보다 먼저 그분과 소개팅을 했엇지만, 아직도 사귀지 않은 상태였던지라, 우리의 관계를 너무 부러워 했던 기억이 난다. 사진은 종환이형의 소심한 "질투심"이 작용한 컷.암만 부러워도 그렇지.. 발만 찍으시다니.. -_-++ 김동률 노래는 정말 감미로웠고, 발라드 가수의 콘서트 이지만, 나름 볼거리도 풍성했던 기억..
우리의 연애가 남들처럼 평범할 수는 없었다. 왜냐하면 추자는 이미 유학이 확정되어 늦어도 8월달에는 한국을 떠나야 했고, 나는 당시 유학에 대한 희미한 각오만 가지고 있는 상태였기 때문이다. 하지만, 그런 상황이 나에게는 큰 걸림돌이 되지는 않았다. 어짜피 인연이 아니라면, 바로 옆집에 살고 있다고 하더라도 깊은 관계가 되지 않을 테니깐... 오히려 그녀의 상황이 나에게는 자극이 되었던 것 같다. 추자가 마음에 들어온 이상, 나에게는 '밀당'을 할 여유도 필요성도 크게 없었기 때문이다. 두번째 데이트 - 2008.03.29 소개팅 일주일 후. 우리의 첫 영화는 Steve Carell 주연의 "Dan in Real Life". 사실 당시 인기있던 "추격자"와 이 영화 사이에서 살짝 갈등을 하긴 했었지만, ..
2008.03.22 첫 만남 그 날은 참 날씨가 좋지만은 않았다. 구름이 잔뜩끼어 어두컴컴한 하늘에 간간히 빗방울이 떨어졌던 날로 기억한다. 강남역 7번출구 오후 다섯시... 졸업 논문에 파김치가 되어있던 터라, 이렇게 운명적인 만남이 있을거라는 큰 기대도 희망도 없이, 종환이형이 주선한 소개팅에 털래털레 나갔었다. 그녀의 첫인상... 큰 키에, 아주 마른 몸매.. 그리고 길지도 짧지도 않은 생머리.. 추자의 첫 인상은 그녀의 눈 바로 밑 윗볼에 살포시 들어가는 보조개가 눈에 가장 선명하게 들어왔다. 우리는 강남역 "파빌리온"이라는 이탈리안 레스토랑에 들어섰고, 굉장히 털털한 추자의 성격과 잘 통하는 공감대가 소개팅을 전혀 어색하지 않게 만들어 주었던 듯 하다. 그리고 나이프를 거꾸로 잡는 센스까지~! ..