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행복바라기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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이튿날 아침이 밝았다. 자전거를 타고 아이들과 낯설은 장소를 여행하는 것은 아이에게 자전거의 보조바퀴를 떼어 주던 순간부터 늘 꿈꿔오던 일이었다. 우리는 미리 인터넷으로 예약한 그룹 자전거 투어를 하기로 했다.물론 가이드가 있고 그룹으로 다니기 때문에 그만큼 자유롭지는 않았지만저렴한 가격에 대표적인 관광 장소를 온 가족이 자전거를 타고 다니면서 설명도 들을 수 있다는 것은 큰 매력이었다. 중간 중간 쉬기도 하고 사진도 찍고 설명도 듣고.. 대략 2시간 여의 코스였다. 핼멧을 쓰고 적절한 사이즈의 자전거를 골라 출~발~~~!! 첫 번째로 멈춘 장소는 Smithsonian Castle !! 한 눈에 봐도 제법 연식이 되어보이는 건물에 넓지는 않지만 아담한 가든이 인상적이었다. 모르는 사람 빼고는 다 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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아내의 학회 일정이 워싱턴 디씨에서 잡힌 것을 변명삼아 우리 가족은 봄기운을 만끽하러 미쿡의 수도 디씨로 향했다. 벌써 10년도 더 이전에 아내랑 둘이 이 곳에 왔었는데 이제는 아이들 그것도 어느 정도 커버린 아이 둘을 데리고 다시 이곳에 오니 감개가 무량했다. 이전에 이곳에 왔을 때에도 아마 봄 이었을 텐데... 그때 미국에서도 벛꽃 축제를 하냐며 신기해 했었는데이번에 방문했을 때에는 아쉽지만 벛꽃이 만개할 시기는 이미 지나 버렸다. 아내가 예약한 숙소 앞에서~!!시내 중심가는 아니지만 나름 번화가에서도 가까웠고무엇보다도 근처에 공원이 있어서 밤에 산책나가기에도 좋았다. 숙소에 짐을 풀고 가장 먼저 우리의 발길이 향한 곳은젊음이 넘치는 조지 타운 대학가였다. 버스를 타고 차창 밖으로 보이는 평..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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4박 5일의 짧지만 길었던 여행의 마지막 날이 되었다.비행기 출발 시간이 저녁 때여서 우리는 낮 시간 동안 라스베가스 인근을 좀 더 둘러보기로 했다. 추자의 레이더망에 걸린 장소는Seven Magic Mountains !! 7개의 화려한 네온 색상 돌무더기 탑이 생뚱맞게도 라스베가스의 황무지 벌판 위에 있는데이 모습이 희한하게도 주변의 풍경과 조화를 이룬다. Ugo Rondinone 라는 스위스 설치미술가가 2016년도에 작업하여 설치하였다는데애초에는 2년여를 전시할 계획이었지만 방문객이 끊이지 않아2027년까지 연장했다고 한다. 호~~ 럭키~!선명한 네온칼라들이 주변의 밋밋할 수도 있는 황무지를 배경으로 하니 더 눈에 띄는 것 같다. 약간은 기괴한 풍경에 왠지 UFO가 나타나도 놀라지 않을 것 같은..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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안탈롭 케년에서 빛의 마법을 즐기고 우리는 이번 여행의 하이라이트인 그랜드 캐년으로 향했다. 자동차로 운전해서 두시간 반이 걸리는 거리... 그 두시간 반 동안에 일어난 사건이란면 사건이 있었으니... 안탈롭 캐년을 나와 출발할 즈음 삼거리가 나왔는데 우회전을 해서 삼분여를 가면 패스트푸드 음식점이 있었다. 그랜드 캐년을 가려면 좌회전을 해야 했고,추자는 화장실이 가고 싶다며 그 음식점에 잠시 들리자고 했다.음식을 먹을 계획은 없어서 나는 그냥 가다보면 금방 주유소나 음식점이 나오겠지 하고 좌회전을 해서 가자고 했다. 그냥 그렇게 아무 고민 없이 좌회전을 해서 출발을 했는데... 한 시간 반이 지나도록일직선으로 쭈욱 뻗은 길 가에는주유소는 커녕 사람 사는 인기척조차 하나도 찾을 수 없었다.헉... 운..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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불과 하루전만 해도 온갖 네온사인이과 불빛 들로 가득차 밤과 낮의 구별이 별로 없을 것만 같던 라스베가스에 있었는데,안텔롭 케년 근처의 숙소에 밤 늦게 도착을 하고 보니 너무나 고요했고 어두웠으며 차분했다. 자이온 공원에서의 하이킹과 오랜 시간 이동으로 피곤하긴 했지만오히려 이런 적막함이 우리에겐 힐링을 주는 것 같았다. 아침에 눈을 떠보니 어둠의 장막이 걷어진 주변 풍경은 대단하다는 말로는 표현이 부족할 정도로 속이 뻥 뚫리는 기분이었다. 드넓은 평야가 그것도 황토빛 평야가 지평선까지 펼쳐져 있는 모습은 신선한 충격이었다. 좋은 숙소는 아니었지만,아침까지 제공 되어서 든든하게 배를 채우고 우리는 오늘의 굉장히 타이트한 일정을 소화하기 위해 길을 나섰다. 첫번째 목적지는 바로 Horseshoe B..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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이번 여행에는 사실 라스베가스 보다도 근처의 사막과 같은 풍경과 그리고 말로만 듣던 그랜드캐년에 가보는 것이 목표였다. 그리고 여행을 준비하면서 알았는데초등학교 4학년이 있는 가족한테는 미국의 국립공원 입장료가 면제되는 프로그램 (Every Kid Outdoors) 이 있다. 사전에 등록을 해서 프린트해가면 국립공원 입구에서 카드를 주는 데이 카드를 사용하여 일년 내내 어느 국립공원이든지 무료로 들어갈 수 있다. 그랜드캐년 입장료가 차량으로 들어갈 때 기준으로 $35 정도이니 꽤 쏠쏠하다고 할 수 있다. 때마침 서희가 4학년이라 우리도 운이좋게 이 프로그램을 이용하여 입장료를 아낄 수 있었다. 라스베가스에서 출발하는 1박 2일의 로드트립 일정표!!첨에 계획할 때는 살짝 무리해도 나쁘지 않겠지 했는데..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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봄 방학을 맞이하여 우리는 미국의 서부로 여행을 떠났다.목적지는 밤거리가 휘황찬란한 라.스.베.거.스 와 모르는 사람 빼고는 다 안다는 그랜드 캐년과 주변의 국립 공원들이다. What happens here, only happens here. 무슨 말인지 알 듯도 하다. 카지노로 유명한 관광 도시...이 곳에서는 횡재를 꿈꾸며 몰려드는 사람들의 수 만가지의 인생 이야기들이 녹아 들어 있을 터이니 말이다. 사실 우리가 라스베거스로 향한 이유는 Hilton Vacation 에서 구입했던 Time Share 쿠폰이 여름으로 만료되기 때문에 이용 가능한 곳을 찾다가 라스베거스를 발견해서 였다. 사실 그 타임 쉐어 쿠폰은 부모님과 하와이 여행을 목적으로 구매를 했던 것이었는데코비드 팬데믹과 더불어 여러 이유..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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한국은 땅이 넓은 나라는 아니지만지역 곳곳마다 분위기도 다르고 숨은 명소들이 많다. 우리 가족은 전주 처가댁에서 시간을 보내다가 장모님을 모시고 군산 당일치기 여행을 떠났다. 군산은 장모님이 어린 시절을 보낸 고향이어서우리의 든든한 가이드가 되어 주셨다. 금강산도 식후경! 먼저 들른 곳은 오랜 역사를 자랑하는 중국집, 빈해원 이었다. 빈해원은 군산 짬뽕거리에 있었는데사실 나는 짬뽕 보다는 전북에서 흔히 볼 수 있는 물짜장이 궁금했다.입구는 허름해 보이지만 그만큼 믿음이 더 갔다. 오예!! 물짜장!!처음에는 이게 뭐지?? 했지만, 이내 담백한 맛과 해산물의 고소함이 입맛을 사로 잡았다. 울면과 비슷한 느낌인데 이렇게 해산물도 가득한 것이 가격은 짜장면과 비슷하다니... ㅎㅎ 나는 짜장면을 참 좋..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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제주도 남쪽의 여행을 마치고,남은 이틀은 북동쪽 해안가에 위치한 대명리조트에서 묵기로 했다.지인 찬스를 이용해 예약을 해서 저렴한 가격에 시설을 이용할 수 있었다. 대명리조트에서는 바로 인근에 함덕 해수욕장이 있기 때문에우리는 남은 시간의 대부분을 바닷가에서 보내기로 했다. 바쁘게 많은 곳을 보러 다니는 것도 나쁘진 않지만,마음을 비우고 포기를 하면여행이 더 즐거워진다. 뭐... 다음에 다시 오면 되니깐... ㅎㅎ 제주도 남쪽의 중문 색달 해수욕장과는 달리함덕 해수욕장은 아이들에게는 안전한(?) 놀이터였다. 얕은 부분이 넓게 퍼져 있었고, 바닷물의 색이 너무 맑고 아름다운 푸른 색을 띄었다. 해변가에서 멀리 나간 곳에도 간혹 모래 언덕이 있어 조그마한 섬에 올라온 듯 했다. 이 날 다행히 하늘에 구..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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아침부터 구름이 몰려오더니비가 오다가 그치기를 반복했다. 제주도의 날씨는 변덕이 심한가보다 생각하면서 우리는 인터넷을 통해 꼭 가보고 싶던 스누피 가든으로 향했다. 내가 어렸을 때에 만났던스누피는 재주가 많았고 모험을 좋아했던 강이지다. 때로는 우드스탁과 캠핑을 가고집을 비행기로 삼아 하늘을 날기도 하고... 스누피의 주인(?) 찰리 브라운은 아주 평범한 아이였지만 공감이 많이 가던 소년으로 기억된다. 살짝 염세주의적이고 귀차니즘에 빠지기도 하고... 여하튼 추억의 피넛츠 캐릭터들을 만난다고 하니 설레였다. 게다가 미국도 아닌 한국의 섬에서 말이다. 스누피 가든은 크게 두 파트로 나뉘어져 있었다. 실내의 전시 공간과 실외의 넓은 테마 공원이다. 표를 끊고 들어가서 실내의 복도를 걸을 때마다 곳곳에 ..